지금부터 하는 말은 전부 누군가에게는 거짓말입니다 본인이 느끼는 '개인차'는 감안하고 경청 부탁드립니다 그럼 시작하죠 전쟁은 손에 들어오는 서류 위 '이득' 때문에 일어나고 가장 아름다운 별은 저 위에 북두칠성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 황룡사는 이미 9백년 전에 불타 무너졌는데 다시 지을 생각도 없고 말이죠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그럼 이건 어때...
좋아하는 마음은 눈송이 시간이 지날수록 물맴이를 흉내 내다 커진다 기분이 좋다가도 어느 순간 늪 바닥에 가라앉는 건 발목에 난 멍 자국이 자꾸 아려와서 울지 않으면 좋겠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거짓말은 하지 마 이래도 1시간 실컷 울면 또 무뎌지겠지 나비가 지나간 자리 위로 자란 꽃마리와 미선나무가 견디는 그만큼 머릿속에 사는 수많은 내가 말해 너와 나는 ...
경복궁 한쪽에서 미선나무꽃과 히어리꽃 사이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들리는 수많은 외국어 틈에 명찰도 붙지 않은 예쁜 둘을 보았다 실수로 인해 파기된 약속과 어울리지 않는 쾌청한 하늘 틈새에 가득 찬 알록달록 단청이 내려앉은 처마 손에 든 종이우산은 햇빛 가리개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이들 중 누구도 미선나무와 히어리를 궁금해하지 않았다 여기 예쁘다는 느낌으로 ...
고인 빗물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어 사라지려고 할 때마다 흉터가 남은 손목은 흉통을 동반하고 가라앉으면 지층 저 아래에서 공룡을 만날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누워 통발꽃을 생각한 적 있다 뿌리 없이 부유하며 장구벌레를 삼키다가 어느 순간 가라앉아 사라지는 모습이 썩 아름다워 보여서 사라진다면 세상에 반짝이는 것 하나쯤 남기고 가는 게 ...
황무지에는 화단이 있다 철조망을 치고 꽃을 내쫓는 정원이 섬처럼 흩어져 있다 꽃을 사랑해 마지않는 이들이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꽃마리와 바람꽃을 뿌리 뽑아 던져 삽으로 파묻었다 뿌리가 덮여 살아 있는 것인지 모르지만 나대로 사는 건 혼자 해야만 할까 뿌리째 뽑아 던진 군락 아닌 군락은 화원인가 아닌가 익숙하지 않으면 날붙이를 던지는 건 일상 상처를 이용하...
하루살이가 성체가 되기 전에는 1년을 산다 물 아래 붕어마름이 서 있는 그림자 옆에서 악몽을 어깨에 이고 산다는 말을 들어도 유충대로 헤엄치기 물을 떠나 하루만 살 수 있다면 그냥 내일은 알에 담고 죽을래 하루살이라는 어감보다는 징그러운 외형에 놀라도 생긴 게 뭐 어때서? 함부로 말하지 말아 주면 해 날개를 펼치기 전까지 햇빛은 윤슬에 걸러진 만화경 물 밖...
글 한 편이 완성되려면 필요한 재료는 소재, 단어, 표정, 감상을 느끼고 싶은 것 그리고 그에 맞는 조리법 모두를 웃게 할 이야기는 없다 그럼에도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웃는다면 시가 존재하는 의미는 달성한 것 달콤한 이야기에도 불타는 거리가 나올 때가 있다 무너진 건물 틈에서 총을 피하면서도 확성기를 드는 이들 결국에는 원하는 깃발을 쟁취한 것까지 달달함이...
카운트다운은 무의식에 신경을 당긴다 손톱과 손끝이 만나는 지점을 누를 때부터 나무와 꽃이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관찰안 속 하늘 위 까지 초봄에서 완벽한 봄으로 넘어가는 오차범위는 식목일 전후 진달래와 히어리, 미선나무는 기지개를 켜고 꽃잎 무게만큼 3 2 1 제로 수양벚꽃은 손뼉 치며 자진모리장단을 연주하고 3 2 1 제로에 맞추어 해금을 흉내 내는 휘파...
지문은 굴곡을 겪는 만큼 빙글빙글 돌고 생채기가 난다 오늘 내가 배탈로 힘들어 운동을 하지 못하면 지문이 굽어진 지점을 지나서 그럴지 모른다 끈끈한 기분에 손톱을 누르면 유리 조각이 가득하다 지문 없는 사람이 있다면 손끝이 갈라져 밴드를 감싸고 해변에서 조개껍데기를 줍다 모래알에 주먹을 쥐면서 콧노래로 알 수 없는 가락을 흥얼거리며 떠돌아다니겠지 모두가 가...
오늘의 기분은 어떠니 나쁘지 않아 싫지 않은 것들이 유성에 매달렸다 선회하며 내려앉고 눈을 마주 봐야 하는 어둠은 여전히 꾸물거린다 손에 든 시집은 사전을 적는 시인이 적은 여행기 매일 시집을 펼치는 건 기분마다 마음에 와닿는 시가 달라서 지우려 애쓰지 않는 슬픈 기억은 퍼즐 모양으로 구르고 천사를 포기하려 날개를 떼고 붙잡은 건 불온서적 바다가 바라본 숲...
메모지에 적힌 새싹이 유실되었다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 몰라 손길을 계속 내밀었는데 어느 날 찾아보니 냉이와 푸른 깃털만 남기고 날아갔다 귀에 꽂은 에어팟에서 시와 같은 가사가 흘러나온다 동시에 무언가를 적는 손끝은 겹꽃잎을 끼운 겹벚꽃 금이 가는 것이 꽃이 지는 순간이라면 다시 이어지는 건 계절이 맞물리는 때 바느질이 끝나고 손에 남은 생채기는 새로운 메모...
새삼스럽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시민을 상처 낸 사람들이 당당하게 커터칼을 들고 다니는 건 일상이라 꽃마리와 냉이는 잡초라 뭉뚱그려지기 일쑤 악의 없는 누군가에 꺾여도 다시 자라난다 주제를 알라는 말은 상처에 염산 붓기 그리 말하는 손톱과 검지, 중지는 부러지면 좋겠어 부적을 태우거나 저주하는 건 아니고 그냥 좀 화가 나 저건 다친 사람이 당당해야 하...
일반인, 특이사항은 글을 쓴다는 것. 가능하면 매일 시 씁니다. 프사는 라무님 커미션. 썸네일 사진 대부분은 언스플래시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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